분수 첫 수업 — 지우개 한 개를 빌리고, 한 조각을 갚으면

👉 이 글과 함께 바로 해보세요
우리 아이 수학 레벨테스트 · 초3~중3 · 무료 · 바로 채점
지금 바로 해보기 →
현직 수학학원 원장 · 수학의 신호 · 원장 노트 1/7

아이들에게 분수를 처음 가르칠 때 저는 분수 이야기부터 하지 않습니다. 자연수 이야기부터 합니다.

"자연수가 뭔지 아니? 셀 수 있는 숫자인데, 누가 약속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생긴 숫자야. 영어로는 내추럴 넘버. 이 숫자는 원시인들이 처음 썼어. 원시인은 고기 잡고 과일 따서 살았지? 어느 날 한 사람이 고기를 못 잡아서 배가 엄청 고팠어. 그러면 옆 사람한테 고기를 빌리겠지?"

여기서 한 학생에게 지우개를 하나 빌립니다. 지우개가 고기입니다. "자, 내가 고기 몇 개 빌렸지?" "1개요." 맞습니다. 그다음에 저는 그 지우개에서 아주 작은 조각을 살짝 떼어냅니다. 그 조각을 들고 묻습니다. "이거 몇 개야?" 아이들은 "1개"라고 합니다. 그러면 그 조그만 조각을 돌려주면서 말합니다. "나 분명히 갚은 거다? 1개 빌리고 1개 갚았다."

이때 아이들 표정이 멍해집니다. 뭔가 이상한데 말로는 못 합니다. 그 이상한 느낌이 분수의 출발입니다. "1개보다는 작고 0보다는 큰 수가 필요하지?" 여기까지 오면 그제야 약속을 알려 줍니다. 1/4에서 분모 4는 한 개를 네 조각으로 나눴다는 뜻이고, 분자 1은 그 조각 중 한 조각이라는 뜻입니다.

그런데 아이들 대부분은 1/4를 보면 "4개 중에 1개"라고 말합니다. 저는 아니라고 합니다. 1/4는 "1개를 4조각으로 나눈 것 중 1조각"입니다. 4개 중 1개와 1개를 4조각 낸 것 중 1조각은 다릅니다. 앞의 말로 외운 아이는 나중에 분수의 덧셈이나 소수로 넘어갈 때 막힙니다. 뒤의 말로 이해한 아이는 분수가 '수'라는 걸 압니다.

이게 맞는 방법인지는 저도 장담 못 합니다. 다만 저는 이렇게 가르치고, 분수의 뜻을 먼저 넣고 나서야 계산으로 넘어갑니다.

---

원장 노트 1편 · 2편 · 3편 · 4편 · 5편 · 6편 · 7편 · 전체 목록은 수학 공부 칼럼에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