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이 수학 실력을 올리고 싶다면 수학문제를 더 많이 풀게 하기보다, 틀린 문제를 며칠 뒤 혼자 다시 풀게 하는 쪽이 실력으로 남습니다. 문제집을 몇 권 끝냈는지 대신 '틀렸던 문제를 해설 없이 다시 맞힌 개수'를 세어 보세요.
"하루 몇 장"은 부모가 확인하기 쉬운 기준입니다. 그런데 장수를 채우는 동안 아이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이미 아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일입니다. 정답률 80%인 아이가 하루 30문제를 풀면 24문제는 원래 풀 수 있던 문제이고, 새로 배울 거리는 틀린 6문제에 몰려 있습니다. 그 6문제를 채점만 하고 넘기면 하루 공부에서 가장 값진 부분을 버리는 셈입니다.
해설을 읽는 것도 다시 푸는 것과는 다릅니다. 해설을 따라가며 "아, 이거구나"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은 이해한 느낌이지, 혼자 풀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닙니다.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. 해설을 덮고 하루 이상 지난 뒤 빈 종이에 처음부터 풀어 보게 하면 됩니다.
지난 학기에 만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딱 이 경우였습니다. 매일 학원 숙제로 두 장씩 풀었고 채점하면 대부분 동그라미였는데, 일차함수 단원평가는 68점이었습니다. 오답 노트를 펼쳐 보니 틀린 문제 옆에 해설이 깔끔하게 옮겨 적혀 있었습니다. 그래서 규칙을 하나만 바꿨습니다. 틀린 문제 번호 옆에 날짜를 적고, 사흘 뒤 노트를 덮은 채 빈 종이에 다시 풀기. 첫 주에 다시 푼 14문제 가운데 혼자 맞힌 건 9문제였습니다. 본인도 "해설 볼 땐 다 아는 거였는데요" 하며 머쓱해했습니다. 못 푼 5문제 중 4문제가 그래프에서 기울기를 읽는 문제였고, 그제야 어디가 비어 있는지 보였습니다. 다음 단원평가에서는 그 유형을 끝까지 풀어냈습니다.
같은 2주(14일)를 두고 두 방식을 단순 계산해 봤습니다. 조건은 정답률 80%, 그리고 다시 풀 때마다 남은 오답의 절반을 해결한다는 가정입니다. 이 '절반'은 설명을 위한 숫자일 뿐, 실제 비율은 아이마다 다릅니다.
| 구분 | A. 새 문제만 풀기 | B. 새 문제 + 다시 풀기 |
|---|---|---|
| 하루 구성 | 새 문제 30개 | 새 문제 20개 + 재도전 약 6개 |
| 14일간 새로 푼 문제 | 420개 | 280개 |
| 처음 틀린 문제 | 84개 | 56개 |
| 재도전 | 없음 | 다음 날 1회, 3일 뒤 1회 |
| 2주 뒤 못 푸는 채 남은 문제 | 84개 | 56 → 28 → 14개 |
B의 재도전은 56개에 28개를 더한 84회, 하루 평균 6개꼴이라 하루 총량은 26개로 A보다 오히려 적습니다. A는 새 문제를 140개 더 풀었지만 2주 뒤 손대지 못한 구멍이 84개 그대로 남고, B는 14개만 남습니다. 점수를 끌어올리는 건 푼 문제 수가 아니라 이 남은 구멍의 개수입니다.
문제집을 덜 풀게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, 이미 푼 것에서 남김없이 배우자는 이야기입니다. 오늘 저녁 아이가 푼 수학문제 가운데 X 표시 하나만 골라 날짜를 적어 두세요. 사흘 뒤 아이가 그 문제를 해설 없이 혼자 맞힌다면, 그 한 문제가 이번 주에 가장 확실하게 늘어난 실력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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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건 점검 결과
🧰 함께 준비하면 좋은 것: 스터디 타이머 · 오답노트 · A4 용지 · 프린터 잉크 (학습지 출력용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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