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학을 싫어하게 만들지 않는다
— 제가 수업에서 가장 먼저 지키는 원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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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직 수학학원 원장 · 수학의 신호

학부모님들은 "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하게 만들까"를 물으십니다. 저는 학원에서 가르치면서 질문을 바꿨습니다. "어떻게 하면 수학을 싫어하지 않게 만들까." 순서가 다른 게 아니라, 이게 먼저여야 뒤가 가능합니다.

수포자는 사춘기에 "드러날" 뿐, 초등에서 만들어집니다

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납니다. 그 시기에 아이는 억지로 하던 것부터 버립니다. 초등 때 반복만 시켜서 수학이 "억지로 하는 과목"이 된 아이는, 자립이 시작되는 그 순간 수학을 내려놓습니다. 부모가 시켜서 유지되던 성적은 부모의 힘이 끝나는 곳에서 같이 끝납니다.

반대로 수학이 "싫지는 않은 과목"으로 자란 아이는, 그 시기를 지나도 수학을 버리지 않습니다. 필요해지는 순간 스스로 다시 잡을 수 있는 상태로 남아 있는 것 — 그게 초등·중등 수학 교육이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.

그래서 반복보다 원리, 진도보다 깊이입니다

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. "저 에어컨, 원시인이 쓰던 걸까? 아니면 누가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줬을까?" 아이들은 웃으며 "아니요"라고 합니다. 그때 이야기해 줍니다 — 없는 데서 만들어내는 능력, 그게 모르는 문제를 만났을 때 해결하는 능력이라고.

이 능력은 중·고등학교에 가면 연습할 시간이 없습니다. 진도와 시험이 꽉 차 있으니까요. 초등학교가 시간이 있는 유일한 시기입니다. 그래서 저는 초등 때 진도를 앞으로 빼는 것보다, 아이 수준보다 반 걸음 높은 "처음 보는 문제"를 겪고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경험을 쌓는 쪽을 권합니다. 손도 못 댈 문제가 아니라, 낑낑대면 풀리는 문제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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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의점 알바를 하겠다던 아이

중2에 등록한 남학생이 있었습니다. 공부를 어찌나 안 하려고 하던지, "커서 뭐 하고 돈 벌래?" 물으면 "편의점 아르바이트 하고 살겠다"던 아이였습니다. 저는 성적을 끌어올리려 밀어붙이는 대신 한 가지만 지켰습니다 — 수학을 싫어하게 만들지 않는 것. 그 아이는 고1 말에, 자기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. 그리고 성적이 올랐습니다. 방법은 제가 가르쳐줄 수 있지만, 하는 건 아이 몫입니다. 싫지 않게만 지켜주면, 하려고 마음먹는 순간이 옵니다. 그 학생의 부모님은 지금도 "인간을 만들어 줬다"고 인사를 하십니다.

물론, 모든 아이가 같지는 않습니다

사춘기를 아무 일 없이 지나는 아이도 많습니다. 그리고 정반대의 유형도 있습니다 — 부모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성실하게 많이 푸는데 성적이 안 나오는 아이입니다. 이런 아이들은 모르는 문제를 만나면 답지나 선생님에게 바로 답을 구하고, 생각하는 대신 풀이를 외웁니다. 이 방식은 중학교까지는 노력으로 버텨지지만, 고등학교는 문제와 유형이 너무 많아 암기로는 안 됩니다. 성실한 아이일수록 "모르는 문제 앞에서 답지를 덮고 버티는 연습"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— 앞서 말한 "낑낑대면 풀리는 문제"가 바로 그 훈련입니다.

집에서 지킬 수 있는 세 가지

① 소화되는 쉬운 책부터. 어려운 문제집은 실력이 아니라 반감을 만듭니다. ② 가르치지 말고 시간을 주세요. 특히 초등 저학년은 틀려 보고 맞춰 보는 경험이 수 감각을 만듭니다. ③ 양으로 밀지 마세요. 숙제가 많다고 잘하게 되지 않습니다 — 적게, 대신 아이가 직접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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